머니밸류 경제팀 | 2026년 4월 7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6일,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탄소 배출량 산정 및 보고 체계를 중소기업 스스로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2026년 중소기업 CBAM 대응 인프라(MRV) 구축 사업’ 참여기업 모집을 공고했다. 이번 사업은 단순 컨설팅을 넘어 계측 설비와 소프트웨어 등 실질적인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EU 탄소 장벽 넘기 위한 중기부의 승부수
유럽의 탄소 규제는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CBAM은 EU로 수입되는 제품의 탄소 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로,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 주요 품목을 제조하는 우리 중소기업들에게는 거대한 비관세 장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Measurement), 보고(Reporting), 검증(Verification)하는 이른바 ‘MRV’ 역량은 개별 기업이 독자적으로 갖추기엔 기술적, 비용적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이에 정부는 ‘2026년 중소기업 CBAM 대응 인프라 구축 사업’을 통해 총 20개 내외의 선도 기업을 선정,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EU로 CBAM 대상 품목을 수출 중이거나 수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기업이 스스로 탄소 배출량을 관리할 수 있는 ‘자생력’을 길러주는 데 있다. 정부는 일회성 도움에 그치지 않고, 기업 내부에 디지털 기반의 자동화된 MRV 시스템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지원 규모 역시 파격적이다. 기업당 국비 최대 4,200만 원이 지원되며, 이는 전체 사업비의 7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참여 기업은 30%의 자부담만으로 고가의 계측 장비와 맞춤형 소프트웨어, 그리고 전문 기관의 검증 의견서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글로벌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구분 | 주요 내용 |
|---|---|
| 사업명 | 2026년 중소기업 CBAM대응 인프라(MRV)구축 사업 |
| 지원규모 | 20개사 내외 |
| 지원한도 | 기업당 최대 4,200만원 (보조율 70%) |
| 협약기간 | 2026. 6월 ~ 2026. 12월 (예정) |
■ H/W와 S/W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제공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결합한 통합 인프라 구축에 있다. 단순히 배출량을 계산해 보는 수준을 넘어, 생산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에너지가 얼마나 소비되는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계측 인프라를 구축한다. 전력량계나 유량계 등 생산 설비와 유틸리티에 직접 설치되는 계측 장비들은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기초가 된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수집된 에너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소 배출량을 자동 산정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도입된다. 이 시스템은 EU CBAM 규정에 최적화되어 있어, 복잡한 서식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드는 행정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특히 국제 표준인 ISO14064, ISO14067 등을 준수하여 제작되므로, 해외 바이어들에게 제출할 데이터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마지막 단계인 ‘검증’ 과정도 전폭 지원된다. 산정된 배출량 데이터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지 전문 검증 기관을 통해 확인받고 검증 의견서를 발급받는 과정이다. 비록 이번 사업의 검증 기관이 EU 인정 기관은 아니지만, 국내 법령에 따른 공식 기관으로서 EU CBAM 확정 기간의 이행 규정에 따른 기술적 검증 절차를 완벽히 수행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은 규제 대응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게 된다.
| 지원 항목 | 세부 지원 내용 |
|---|---|
| H/W (계측 인프라) | 에너지 사용량 측정을 위한 계측설비(전력량계, 유량계 등) 구매 및 설치 |
| S/W (시스템 인프라) | 탄소 배출량 실시간 모니터링 및 EU CBAM 규정 보고서 작성 시스템 |
| 검증 지원 | 전문 기관의 배출량 산정 검증, 의견서 작성 및 규제 대응 지도 |
■ 신청 자격과 철저한 제외 요건 확인 필수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증상 업태에 ‘제조’가 포함되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본인이 생산하는 제품이 CBAM 대상 품목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정부합동 CBAM 헬프데스크’를 운영하며 기업들이 자신의 CN코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세나 지방세를 체납 중인 기업, 휴·폐업 중인 기업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불건전 영상게임기 제조업 등 국민 정서상 부적절한 업종도 참여가 제한된다.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2025년도에 이미 ‘디지털기반 자동화 MRV 보급사업’에 참여했던 기업은 중복 지원 방지를 위해 이번 공모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공동대표 체제의 기업인 경우 대표자 전원이 신청 자격을 갖추어야 하며, 한 명이라도 제외 사유에 해당하면 선정이 취소될 수 있다. 또한, 자체 배출량 산정 공정이 없거나 외주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도 지원 대상에서 멀어질 수 있다. 이는 실제 제조 공정을 보유하고 에너지를 직접 소비하는 기업에게 혜택을 집중하여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 구분 | 원가 (천원) | 정부지원금 (70%) | 기업부담금 (30%+부가세) |
|---|---|---|---|
| H/W 최대 규모 | 40,000 | 28,000 | 16,000 |
| S/W 인프라 | 15,000 | 10,500 | 6,000 |
| 검증 비용 | 5,000 | 3,500 | 2,000 |
| 합계 (최대) | 60,000 | 42,000 | 24,000 |
■ 다단계 평가 절차, ‘수출 노력도’가 당락 결정
정부는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엄격한 평가 절차를 거친다. 1단계 요건 검토를 시작으로 2단계 서류 평가, 3단계 발표 평가가 진행되며 필요시 현장 평가까지 병행된다. 서류 평가에서는 기업의 부채 비율과 같은 기초 역량은 물론, EU 수출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발표 평가에서는 구체적인 사업 수행 계획과 자부담금 조달 방안, 그리고 무엇보다 구축된 MRV 인프라를 향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속성’을 평가한다. 특히 가점 항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26년 EU 수출 계약서가 있거나 2025년부터 공고일 전까지 실질적인 수출 실적을 증빙할 수 있는 기업에게는 2점의 가점이 부여된다. 20개사 내외를 뽑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2점의 가점은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심사 결과 60점 미만인 기업은 무조건 탈락하며, 고득점 순으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발표 평가는 기업 대표자가 직접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경영진의 사업 수행 의지를 확인한다. 만약 선정된 기업이 사업을 포기할 경우를 대비해 예비 기업 순위를 관리함으로써 사업 예산이 사장되지 않도록 촘촘한 운영 방침을 세웠다.
| 평가 단계 | 주요 평가 항목 |
|---|---|
| 1. 서류 평가 | 부채비율, EU수출 노력도, 규제 대응 시급성 및 효과성 |
| 2. 발표 평가 | 수행계획, 자부담 조달계획, MRV 활용 및 데이터 확보 전략 |
| 3. 현장 평가 | 실제 공정 및 생산 제품 확인, 인력 및 시설 보유 현황 점검 |
■ 7개월간의 대장정, 사후 관리까지 책임진다
선정된 기업은 오는 6월부터 12월까지 약 7개월간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시행 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수요 기업과 수행·검증 기관을 매칭하여 전문성을 담보한다. 기업은 이 기간 동안 계측 포인트 선정부터 시스템 설치, 운영 교육, 그리고 최종 보고서 작성 및 검증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받게 된다.
정부의 지원은 시스템 구축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업 종료 후에도 3년간 MRV 인프라의 활용 여부를 추적 관리하며, EU의 CBAM 제출 규격이 변동될 경우 소프트웨어를 현행화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를 지원한다. 이는 규제 대응이 단기적인 과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경영 전략이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계약은 반드시 나라장터를 통해 투명하게 체결해야 하며, 도입되는 모든 설비는 중고가 아닌 신규 제작 제품이어야 한다. 만약 사업 추진 중 중도 포기하게 되면 컨설팅 비용 등 이미 발생한 비용을 기업이 전액 부담해야 하며, 보조금은 회수된다. 따라서 신청 단계에서부터 실현 가능한 계획과 확고한 의지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 일정 | 추진 절차 |
|---|---|
| 4.6 ~ 4.27 | 사업 공고 및 신청 접수 (ESG 통합 플랫폼) |
| 5월 중 | 서류 및 발표 평가, 최종 기업 선정 |
| 6월 ~ 12월 | MRV 인프라 구축 및 검증 지원 수행 |
| 사업 종료 후 | 3년간 활용 여부 사후관리 및 S/W 현행화 지원 |
■ CBAM 대상 품목 확대, 미리 준비하는 자가 승리한다
현재 CBAM이 적용되는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수소 등 6개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유기화학품, 플라스틱 등으로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사업에 포함된 품목들은 이미 CN코드로 구체화되어 있으며,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8자리 코드를 정확히 대조해 보아야 한다.
특히 철강 제품군(CN 72~73류)과 알루미늄 제품군(CN 76류)은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영역이다. 단순히 잉곳이나 슬래브 같은 원자재뿐만 아니라 볼트, 너트, 관연결구류와 같은 가공 제품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은 수출신고필증의 세번부호를, 간접 수출 기업은 구매확인서의 HS코드를 확인하여 대상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지금 당장 규제 대상이 아니더라도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탄소 데이터 요구는 전 산업군으로 퍼지고 있다. 이번 MRV 인프라 구축은 단순한 규제 방어를 넘어, ‘저탄소 제조 공정’이라는 새로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디지털 전환과 탄소 중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기업들에게 이번 공모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 주요 품목군 | 대상 범위 (CN 코드 예시) |
|---|---|
| 철강 (Steel) | 철광석, 선철, 합금강, 철강제 관, 구조물, 나사, 볼트 등 |
| 알루미늄 | 알루미늄 분·박, 봉, 선, 판, 관, 구조물 등 |
| 비료 (Fertilizers) | 암모니아, 질산, 요소, 혼합비료 등 |
| 기타 | 수소, 시멘트, 전기 등 |
■ 불법 브로커 주의 및 신청 마감 엄수
정부는 최근 정부 지원 사업을 미끼로 부당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허위 대출을 약속하는 불법 브로커의 개입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 이번 사업은 기업이 직접 ESG 통합 플랫폼을 통해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 제3자가 개입하여 서류를 조작하거나 선정을 보장한다고 접근하는 경우, 추후 발견 시 선정이 취소되고 보조금이 환수되는 등 막대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신청 기간은 2026년 4월 6일부터 4월 27일 18시까지다. 우편이나 이메일 접수는 일절 받지 않으며, 반드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만 접수가 가능하다. 마감 시간 임박 시 사용자가 몰려 접속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미리 서류를 준비하여 여유 있게 접수할 것을 권고한다. 제출된 서류에 누락이나 착오가 있더라도 마감 이후에는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사업은 우리 중소기업이 거대한 글로벌 환경 규제의 파고를 넘는 데 있어 튼튼한 방파제가 되어줄 것이다. 탄소 배출량을 데이터로 입증하지 못하면 수출길이 막히는 시대, 정부의 이번 인프라 지원 사업이 국내 제조 중소기업들의 디지털 탄소 경영 시대를 여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문의처 | 연락처 |
|---|---|
| 사업 신청 문의 (중진공) | 055-751-9732, 9738 |
| CBAM 제도 및 CN코드 문의 | 1551-3213 (정부합동 헬프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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