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월세 시장 안정, 규제 철폐와 공급 위주 패러다임 전환이 정답이다

머니밸류 경제팀 | 2026년 6월 12일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월세 시장 안정 여부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책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서민 주거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발언과 이에 대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비판이 맞물리며 임대차 시장의 향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는 전월세 가격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난 수년간 누적된 주택 착공 물량의 급감을 지적하며 대대적인 공급 확대를 돌파구로 제시하고 나섰다.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공급 부족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파고 속에서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전세의 소멸과 월세화 현상은 단순히 정책적 실책이라기보다는 인구 구조 변화와 시장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장기적인 주택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과 공공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한편, 실수요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라도 일회성 미봉책에서 벗어나 공급 확대라는 근본적인 방향으로 눈을 돌린 것은 천만다행인 조치다. 시장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려던 과거의 규제 만능주의가 결국 공급 절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음을 직시해야 한다. 본 고에서는 국토교통부의 최신 입장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도권 전월세 시장 안정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진단하고, 규제 전면 철폐와 공급 위주 대응이 왜 유일한 해법인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수도권 전월세 시장 안정
​본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된 이미지입니다.

​■ 착공 급감과 입주 물량 감소의 부메랑

​수도권 전월세 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주택 착공 물량의 기록적인 감소세에 있다. 이 시기 국내 부동산 시장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반사로 인한 건설 원자재 가격 및 공사비 급등이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이러한 대외적 악재는 건설업계의 심각한 투자 위축을 불러왔으며, 결국 신규 주택 착공이 예년 평균치를 크게 밑도는 비정상적인 공급 공백을 야기했다.

​건설 현장에서의 착공 부진은 시차를 두고 준공 및 입주 물량 감소라는 부메랑이 되어 현재의 서울 및 수도권 임대차 시장을 직접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착공 이후 입주까지 2~3년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과거의 착공 침체가 2026년과 2027년의 심각한 입주 물량 기근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서 입주 가능한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자 전월세 가격은 자연스럽게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구체적인 통계 지표를 살펴보면 서울과 수도권 전반의 아파트 착공 실적은 과거 10년 평균치와 비교해 형편없는 수준까지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장기 공급 부진은 향후 1~2년간 주택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의 정책 실패를 겸허히 인정하고 민간 건설사들이 다시 활발하게 착공에 나설 수 있도록 금융 및 행정적 걸림돌을 걷어내는 규제 철폐 시나리오다.

지역 및 주택 유형 10년 평균 착공 실적 2023년 착공 실적 2024년 착공 실적 2025년 착공 실적
서울 아파트 4.0만 호 2.7만 호 2.2만 호 2.7만 호
수도권 아파트 18.5만 호 10.8만 호 15.0만 호 15.3만 호

​■ 전세의 월세화, 구조적 패러다임의 변화

​임대차 시장에서 목격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특정 정책의 일시적 결과라기보다는 장기적인 구조 변화의 결과물로 이해해야 한다. 학계와 부동산 주요 연구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인구 구조상 1인 가구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보증금 부담이 적고 유연한 주거 형태인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가구 분화의 가속화가 임대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탈바꿈시키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 몇 년간 시장을 흔들었던 전세사기 여파는 임차인들의 심리적 기저에 거대한 변화를 몰고 왔다. 거액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임차인들이 스스로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월세 선호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었다.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매월 일정 임대료를 지불하더라도 주거의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도권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해가 갈수록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월세화 추세는 아파트보다 서민층이 주로 거주하는 비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 등) 시장에서 더욱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비아파트 시장은 전세사기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자산군이 많아 임차인들의 전세 기피 현상이 극단적으로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임대차 시장의 이러한 구조적 대전환은 주거비 부담 양상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정부 역시 공급을 억제하던 구시대적 틀을 깨고 다변화된 주택이 신속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연도 수도권 아파트 월세 비중 수도권 비아파트 월세 비중
2020년 35.3% 42.8%
2021년 39.1% 45.7%
2022년 44.3% 56.5%
2023년 44.0% 62.5%
2024년 44.5% 66.7%
2025년 47.2% 73.5%

​■ 중앙과 지방의 책임 공방과 과감한 규제 철폐

​최근 임대차 시장의 가격 불안정을 두고 서울시와 중앙정부 간에 책임 소재를 따지는 공방이 격화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서울시는 현재의 전월세 가격 상승이 중앙정부의 정책적 참사라고 주장하며 날을 세웠으나, 국토교통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국토부는 재개발·재건축을 포함한 주택공급 인허가권의 사실상 전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가 시장의 구조적 맥락을 외면한 채 책임을 중앙정부로 전가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러한 소모적인 책임 공방은 현장에서 주거비 부담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금 국토부와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은 니 탓 공방이 아니라 공급을 가로막고 있는 도시계획 규제와 인허가 절차를 과감하게 철폐하는 것이다. 서울시 등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주택 시장의 본질이 ‘공급’에 있음을 공감하고 규제 철폐의 속도전에서 한목소리를 내야만 비로소 서민 주거 안정이 가시화될 수 있다.

​정부는 과거의 주택 착공 부진을 조속히 만회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주택공급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주택건설업계와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는 등 수십 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인 입주 물량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전폭적인 행정 규제 완화와 인허가 프리패스 제도가 반드시 담보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공급 확대 총력전

​정부는 수도권 전월세 시장 안정을 마중하기 위해 중장기 주택 공급 로드맵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출범 초기 발표한 향후 5년간 수도권 135만 호 착공 계획을 담은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바탕으로 공공택지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공공 주도 공급의 리드타임을 단축하기 위해 주요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추진하는 등 전례 없는 과감한 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다.

​아울러 도심 내 가용 부지를 샅샅이 발굴하여 공급을 다각화하는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도 탄력을 받고 있다. 서울을 대상으로 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공모를 진행하여 사업지 분석과 심사를 마친 후 조만간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국무회의를 통해 도심 유휴부지 확보와 노후 공공임대 주택 정비 등 약 3.4만 호 규모의 국가 정책사업을 의결하는 등 도심 내 주거 공급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이제라도 정부가 주택 공급의 기틀을 바로잡고 물량 확대에 나선 점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대규모 택지 개발이나 도심 정비사업은 첫 삽을 뜨고 완공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공공 위주의 계획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초기 단계부터 민간 개발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분양가 및 개발 이익 관련 규제를 전면 걷어내 공급 속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 비아파트 시장 구원을 위한 매입임대 무제한 공급

​정부는 아파트에 비해 공급 단축이 가능하고 서민들의 즉각적인 주거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비아파트 시장 다변화에도 사활을 걸었다. 민간 비아파트 부문의 공급 부진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앞세워 규제지역 내 신축 매입임대 주택을 ‘무제한 공급’하겠다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전세사기 여파로 고사 위기에 처한 빌라 및 오피스텔 시장을 정상화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수만 호에 달하는 매입임대 주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공공임대로 전환할 계획이다. 동시에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프리미엄 원룸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 개선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건설사들에게는 공공 매입 약정을 통해 분양 리스크를 제거해 줌으로써 민간의 공급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비아파트 시장을 살리기 위한 공급 위주의 대응 방향은 옳지만, 단순히 공공이 사들이는 방식만으로는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건축 규제, 주차장 기준, 그리고 비아파트 소유자에 대한 다주택자 징벌적 세제 규제를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 민간 공급 주체들이 스스로 양질의 소형 주택을 건설하고 임대 유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시장 안정 대책이다.

​■ 건전한 임대차 시장 조성을 위한 갭투자 방지와 임차인 보호

​주택 공급 물량 확보와 더불어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전세 시장의 구조적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다. 정부는 과거 전세 시장의 유동성을 과도하게 확장시켜 집값 폭등과 전세사기의 도선이 되었던 무분별한 갭투자를 철저히 방지하겠다는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다. 임대보증금이 투기 세력의 자본 조달 수단으로 악용되는 구조를 차단하기 위해 금융 규제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촘촘하게 재정비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전세 계약을 앞둔 예비 임차인들이 계약 체결 전 해당 매물의 위험 요인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여 임대인의 체납 정보나 선순위 보증금 현황을 사전에 컨설팅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임차인이 안심하고 보증금을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전세 시장의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다만 전세사기 예방과 건전성 확보라는 명목 하에 시장의 자율적인 임대차 거래까지 위축시키는 과도한 규제는 경계해야 한다. 갭투자를 차단하는 미시적 통제에 골몰하기보다는 대량의 임대 주택이 안정적으로 쏟아져 나와 가격 자체가 하향 안정화되도록 이끄는 거시적 공급 처방이 우선이다. 임차인 보호라는 선의의 규제가 오히려 임대 공급을 위축시켜 세입자를 사지로 내모는 모순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 지속 가능한 주거 사다리 복원의 길

​정부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단편적인 문제 진단과 임기응변식 대책 마련에서 탈피하여,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거 정책을 다짐하고 있다. 주택 시장의 공급 곡선이 장기 평균 이상으로 안착할 때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반영하여 정책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공급 독려와 규제 완화의 효과가 실제 임대차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확인할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이다.

​결국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너진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튼튼하게 복원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청년층이 월세나 임대주택에서 시작해 자산을 형성하고, 전세를 거쳐 최종적으로 내 집 마련에 이를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재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격 통제나 계약 강제와 같은 반시장적 규제를 전면 철폐하고, 민간 공급 주체들이 자율적인 경쟁을 통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도록 유도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시장에 맞서지 않고 민간의 공급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손을 맞잡는다면 수도권 임대차 시장의 봄날은 멀지 않았다. 규제 철폐를 통한 과감한 문호 개방과 철저한 공급 위주의 정공법만이 서민들이 겪고 있는 전월세 고통을 끊어낼 유일한 열쇠다. 정부가 마침내 공급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기 시작한 만큼, 낡은 규제를 전면 철폐하고 시장 친화적인 공급 총력전에 완전히 가속도를 붙이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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