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밸류 경제팀 | 2026년 5월 12일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마지막 보루였던 실거주 의무를 사실상 무력화하며 시장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 중인 주택을 매수할 때 입주를 유예해주는 대상을 세입자가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기회 확대를 내세웠지만, 실상은 투기 수요에 합법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통로를 열어준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 원칙 없는 규제 완화: 누더기가 된 부동산 정책
국토교통부의 이번 조치는 그동안 견지해온 실수요 중심의 부동산 원칙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당장 13일부터 입법예고되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물량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대상에 포함시킨다. 이는 기존에 다주택자 매도 물량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던 특혜를 시장 전체로 확산시킨 것으로, 토지거래허가제도의 존재 이유를 무색하게 만든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갭투자 불허 원칙 하에 시행된다고 강변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냉소적이다. 2026년 12월 31일까지 허가를 신청하는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전세를 끼고 집을 살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허가 후 4개월 내에 등기만 마치면, 실제 입주는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 얼마든지 미룰 수 있어 사실상 정부가 공인한 합법적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시대를 열어준 셈이다.
특히 이번 정책은 매도인 간의 형평성 해소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이는 결국 규제의 엄격함을 지키기보다 목소리 큰 민원에 굴복한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 정책의 일관성이 사라진 자리에 투기적 매수 심리가 파고들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확대 소식에 강남과 송파 등 주요 지역의 호가는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 구분 | 현행 실거주 의무 | 개정 유예 조치 |
|---|---|---|
| 입주 시기 | 허가 후 4개월 내 입주 | 기존 임대차 계약 종료 시까지 유예 |
| 거주 기간 | 2년간 실거주 필수 | 유예 종료 후 2년 실거주 (동일) |
| 대상 물량 | 제한 없음 (전입 필수) |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 (유예 확대) |
■ 금융 규제의 빗장마저 해제… ‘변칙 투기’ 조장하나
더욱 심각한 것은 금융 규제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내놓은 전입신고 의무 면제 조치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 대상 주택 매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기간 동안은 전입신고 의무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대출을 받아 전세 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레버리지 갭투자를 정부가 방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무주택 실수요자로 대상을 한정했다고는 하나, 이는 무주택 자녀를 앞세운 자산가들의 증여 수단이나 우회 투자 경로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발표일인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 역시, 이미 자산을 보유한 세대의 명의 신탁을 통한 변칙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활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조치는 실수요자를 위한다는 미명 하에 자산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자금 동원력이 있는 무주택자들만이 인기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매물을 선점하게 되고, 실제 거주가 시급한 서민들은 급등한 가격과 전세금 때문에 시장에서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2028년 전세 대란 예고… 세입자 내쫓는 정책
정부의 이번 조치는 2028년 상반기에 예정된 시한폭탄과 같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를 받은 매수자들은 늦어도 2028년 5월 11일 안에는 반드시 입주해야 한다. 이 시점이 도래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기존 세입자들은 계약 갱신권도 행사하지 못한 채 대거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하게 된다.
임대차 계약 종료일에 맞춰 매수자가 입주해야 하므로, 세입자 보호보다는 매수자의 권리를 우선시한 결과다. 이는 임대차 시장의 안정을 저해하고 특정 시기에 퇴거 물량이 쏟아지는 전세 대란을 필연적으로 불러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의 대가로 서민의 주거권을 희생시킨 꼴이다.
정부는 임차 기간 종료일에 맞춰 입주하여 2년간 거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사후 관리를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수천 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물량의 실제 거주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일 뿐만 아니라 실효성도 낮아 서류상의 절차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 주요 우려 사항 | 시장 영향 분석 |
|---|---|
| 합법적 갭투자 확산 | 전세를 낀 매수가 가능해지며 인기 지역 투기 심리 자극 |
| 세입자 주거 불안 | 2028년 5월 입주 마감 시점에 따른 대규모 퇴거 사태 예고 |
| 대출 규제 무력화 | 전입신고 의무 면제로 레버리지 투자 기회 제공 |
■ 매물 잠김 심화와 가격 왜곡의 악순환
정부는 매도 편의를 개선해 매물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의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한번 매수자에게 넘어간 주택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기간과 이후 2년의 의무 거주 기간까지 합쳐져 최소 4~5년 동안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는 공급 부족을 겪는 서울 주요 지역의 매물 잠김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무주택자라는 이름의 투기성 수요가 몰리게 되면 가격 왜곡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가 2026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은 수요자들로 하여금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조급함을 부추겨 패닉 바잉을 유도하고 있다.
결국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맞물려 터져 나온 이번 보완 조치는 정책 실패를 또 다른 완화로 덮으려는 악순환이다. 시장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얻은 일시적인 거래량 증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를 매개로 부동산 거품을 키우는 독이 될 뿐이다.
■ 무너진 신뢰, 정책 일관성 상실의 비극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과 신뢰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토지거래허가제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 예외를 둘 수 있는 고무줄 규제임을 스스로 증명했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의 남발은 제도의 권위를 스스로 깎아먹고 있다.
현장에서는 정부 말을 믿고 기다린 사람만 바보가 됐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실거주 의무를 지키기 위해 상급지 이동을 포기했던 이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로 손쉽게 인기 지역에 진입하는 이들을 보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실수요 거래 중심으로 시장을 개선하겠다고 말하지만, 이미 시장은 규제의 틈새를 노린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가 가져온 원칙 없는 완화는 더 이상 시장을 통제할 힘을 갖지 못하며, 통제 불능의 시장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태운 것과 다름없다.
■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찬 미봉책
결론적으로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확대는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안정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미봉책이다. 갭투자의 문을 활짝 열어주면서 원칙 고수를 외치는 정부의 모습은 기만적이며,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다는 명분은 투기 수요의 유입을 가리는 가림막으로 전락했다.
2028년에 닥쳐올 전세 대란과 매물 부족, 그리고 가격 급등의 책임은 온전히 정책의 일관성을 저버린 정부에게 있다. 공급 확대 대신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라는 편법을 선택한 대가는 혹독할 것이며, 부동산 시장은 이제 규제의 구멍을 이용한 각자도생의 장이 되어버렸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누더기식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조치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일시적인 지표 개선에 매몰되어 시장의 근간을 파괴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주거 사다리가 무너진 서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며, 이번 조치는 정책 실패의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 참고 자료 및 함께 보면 좋은 글
[참고 자료]
[함께 보면 좋은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