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밸류 경제팀 | 2026년 3월 31일 카테고리: 경제 & 데이터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지역내총생산(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국 평균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통계는 분기별 지역 경제 동향을 보다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도입된 ‘실험적 통계’로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 활동이 전반적인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지표는 지역별 경제 상황을 시차 없이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보조 지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 2025년 전국 지역내총생산 현황과 성장 추이

2025년 연간 실질 지역내총생산은 전국적으로 2.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분기별 흐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분기 3.3%, 2분기 2.3%, 3분기 1.0%, 4분기 1.6%로 집계되어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다 하반기에 다소 둔화되는 양상을 띠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내수 소비의 변동성이 지역 경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하반기 성장폭 둔화는 금리 부담과 민간 소비 위축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제 규모 측면에서는 경기도가 전체의 25.1%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켰고, 서울이 22.3%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상위 2개 지역인 서울과 경기의 비중 합계는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7.4%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축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반면 세종(0.7%)과 제주(1.0%)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보이며 지역 간 규모 차이를 여실히 드러냈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의 생산 비중은 전체의 52.9%에 달해 전년보다 0.4%p 상승하며 경제 권력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권역별로 보면 영남권은 20.0%, 충청권은 13.0%, 호남권은 9.1%의 비중을 각각 차지했다. 수도권의 비중이 50%를 상회하며 독주하는 가운데, 비수도권 지역들은 각기 다른 산업 구조에 따라 성장 속도에서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 인천·충남·제주, 전국 평균 웃도는 고성장 달성
지역별 성장률 부문에서는 인천이 4.1%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독보적인 성장세를 구가했다. 인천의 성장은 운수업과 제조업의 호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며, 특히 국제 물동량 회복과 항공 운송의 정상화가 지역 경제 지표를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되었다. 인천은 광역 지자체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생산 활동을 보이며 국가 성장을 주도했다.
충남(3.9%)과 제주(3.8%) 역시 전국 평균(2.1%)을 크게 상회하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충남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제조업의 생산 확대가 강력한 성장 엔진으로 작용했으며, 제주는 관광객 유입의 본격적인 회복에 따른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의 가파른 성장이 주효했다. 이들 지역은 각각 제조업과 서비스업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성장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경기(2.6%)와 충북(2.4%) 역시 전국 평균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경기도는 방대한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했으며, 충북은 바이오 및 이차전지 등 특화 산업의 생산 증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한 지역들은 주력 산업의 부진이나 내수 회복 지연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지역별 생산 기여도 분석
2025년 연간 실질 지역내총생산을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성장의 양대 축을 형성했다. 제조업은 전년 대비 2.6% 증가하며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서비스업 또한 2.1% 성장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그러나 건설업은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며 0.8% 감소하는 부진을 면치 못해 지역 경제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충남과 경기는 각각 제조업 분야에서 활발한 생산을 기록하며 지역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 특히 정보통신 기기 및 반도체 부문의 글로벌 수요 회복이 이들 지역의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었다. 반면 울산과 경남 등 전통적인 중화학 공업 중심 지역은 산업 전환의 진통을 겪으며 제조업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수준에 그쳤다.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서울(1.8%)이 비중 면에서 압도적이었으나 성장률 자체는 전국 평균을 다소 밑돌았다. 이는 고부가가치 금융 서비스는 선전했으나 실물 경기와 밀접한 도소매업 등의 회복이 더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제주는 서비스업 생산이 3.3% 증가하며 관광 산업의 완연한 부활을 알렸고, 인천 역시 서비스업에서 3.1%의 준수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제조업과의 동반 성장을 이뤄냈다.
| 지역명 | 2025년 실질 성장률 | 전국 생산 비중(%) |
|---|---|---|
| 전국 평균 | 2.1% | 100.0% |
| 경기 | 2.6% | 25.1% |
| 서울 | 1.8% | 22.3% |
| 인천 | 4.1% | 5.6% |
| 충남 | 3.9% | 6.4% |
■ 수도권 비중 52.9%, 지역 간 경제 불균형 심화
대한민국 경제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표상으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2025년 기준 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 비중은 52.9%로, 비수도권(47.1%)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는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 산업 인프라, 우수한 인적 자원, 그리고 인구 밀집에 따른 거대 서비스 시장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창출한 결과다.
수도권 내에서도 경기도는 25.1%의 비중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한국 경제의 심장부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서울 역시 22.3%의 비중을 유지하며 금융, 문화, 정보통신 등 핵심 서비스 산업의 메카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인천은 성장률 4.1%라는 놀라운 수치와 함께 비중에서도 5.6%를 기록하며, 부산(4.4%)과 울산(4.0%)을 제치고 광역시 중 가장 높은 경제적 위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불균형은 비수도권 지역의 인구 유출과 저성장 고착화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수도권의 비중이 전년 대비 0.4%p 증가했다는 점은 지방 시대라는 정부의 구호에도 불구하고 경제 현장의 관성은 여전히 수도권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와 지자체는 수도권 집중 완화를 넘어, 비수도권 지역이 자생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파격적인 산업 육성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충청권과 영남권의 산업 구조적 명암
권역별로 살펴보면 충청권은 2025년 3.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권역별 성장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충남의 제조업 호조와 세종의 공공 서비스 안정세, 충북의 첨단 산업 성장이 어우러진 결과로, 충청권의 전체 생산 비중도 13.0%로 상승하며 새로운 경제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충남(3.9%)과 충북(2.4%)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며 권역 전체의 활력을 주도했다.
반면 전통적인 대한민국의 산업 거점인 영남권은 1.1% 성장에 그치며 전국 평균(2.1%)에 크게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울산이 2.1%로 평균 수준을 유지했을 뿐, 경북(1.0%), 대구(0.6%), 부산(0.6%), 경남(0.5%) 등 대다수 지역이 0~1%대 저성장 늪에 빠졌다. 이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구조조정의 여파가 지역 생산 활동 전반에 찬물을 끼얹은 결과로 풀이된다.
영남권의 생산 비중은 20.0%로 여전히 수도권 다음으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지만,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인 위기 신호다. 주력 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이 지연될 경우 영남권의 경제적 위상은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부산과 대구 등 대도시의 성장률이 0.6%에 머물렀다는 점은 도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 호남권과 대경권, 저성장 기조 탈피가 과제
호남권은 2025년 연간 1.4%의 성장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보다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광주(1.9%)와 전북(1.6%)은 전국 평균에 근접하며 분전했으나, 전남이 1.0% 성장에 머물며 권역 전체의 성장폭을 제약했다. 호남권의 전국 생산 비중은 9.1%로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어, 경제 규모 자체를 확장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유치와 산업 생태계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구와 경북을 아우르는 대경권 역시 성장 동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는 0.6%, 경북은 1.0% 성장에 그치며 권역별 성장률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섬유와 철강 등 기존 주력 산업의 노후화와 중국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 그리고 청년 인구의 수도권 유출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지역 생산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대경권의 생산 비중은 7.8%로 호남권보다도 낮아진 상태다.
이들 지역은 지역내총생산 증대를 위해 에너지 신산업(전남), 미래 모빌리티(광주), 식품·바이오(전북) 등 다양한 특화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나, 아직 전체 경제 지표를 반전시키기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한 모습이다. 비수도권 저성장 지역을 대상으로 한 세제 혜택 강화와 R&D 지원 확대 등 중앙 정부의 정교한 지원과 함께 지자체의 자구적인 혁신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저성장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산업 구분 | 2025년 실질 성장률 | 주요 특징 |
|---|---|---|
| 제조업 | 2.6% | 충남·경기 제조업 호조가 성장 견인 |
| 서비스업 | 2.1% | 제주 관광 회복 및 인천 물류 서비스 기여 |
| 건설업 | -0.8% | 고금리 여파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부진 |
■ 2025년 4분기 지역 경제 특징과 특이사항
가장 최근 지표인 2025년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전국 실질 지역내총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3분기(1.0%) 대비 성장폭이 소폭 확대된 수치로, 연말 경기 반등의 미약한 신호를 보여주었다. 4분기 성장을 주도한 지역은 제주(3.4%), 충남(3.2%), 인천(3.0%) 순이었으며, 이들 지역은 연간 성적뿐만 아니라 연말 마무리에서도 우수한 흐름을 유지했다.
제주는 4분기 들어 서비스업(3.6%)의 강력한 반등에 힘입어 분기 성장률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관광 수요의 계절적 요인과 맞물려 소비 활동이 활발했던 결과다. 반면 경북(-0.1%)은 제조업 생산 감소의 직격탄을 맞아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IT 수요의 일시적 조정이나 지역 내 주요 공장의 가동률 저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산업별 특징으로는 전남(3.6%)과 강원(1.5%)의 제조업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양호했던 반면, 울산(-1.4%)과 경남(-1.0%)의 제조업은 4분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인천(3.6%)과 서울(1.8%)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으며, 특히 인천은 연말 물류 수요 증가와 공항 서비스 활성화가 큰 기여를 했다.
■ 실험적 통계로서의 의의와 한계점
이번에 발표된 분기별 지역내총생산은 기존 연간 통계의 시차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통계청이 새롭게 도입한 ‘실험적 통계’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기존 지역 경제 지표는 확정치가 나오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어 적시성 있는 정책 수립에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 통계를 통해 분기 단위로 지역 경제의 온도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다만, ‘실험적 통계’인 만큼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본 통계는 잠정치로서 향후 기초 자료가 보완됨에 따라 수치가 변동될 수 있으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주요 산업 생산 위주로 추계되어 최종 소비와 투자를 포함하는 지출 측면의 GRDP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아직 추계 방법론이 정교화되는 과정에 있어 정규 국가 통계와 비교할 때 데이터의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통계청은 이번 자료가 지역 경제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정책 효과를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한 보조 지표로 활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분기별 추계 모형을 고도화하고 대상 산업 범위를 확대하는 등 데이터 품질 개선 노력을 지속하여, 실험적 통계를 넘어 국가 공인 정규 통계로서의 신뢰도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용자들 역시 이러한 통계의 특성을 이해하고 다각적인 분석 도구 중 하나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2026년 지역 경제 전망과 정책 제언
2025년의 성장 흐름과 산업별 동향을 종합해 볼 때, 2026년 지역 경제는 반도체와 친환경차 등 수출 주력 산업의 회복 강도에 따라 제조업 중심 지역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천과 충남 등 글로벌 공급망과 밀접하게 연결된 물류 및 IT 거점 지역의 성장 엔진은 당분간 강력한 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비수도권 전통 제조 지역의 부진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난제로 남아있다.
건설업의 지속적인 침체와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내수 위축은 지역 서비스업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특히 영남권과 대경권 등 산업 구조가 편중되어 있고 인구 감소가 급격한 지역에서는 소비 활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중앙 정부는 지역별 특화 산업에 대한 과감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수도권의 과밀화 비용을 지방의 성장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적 정책 설계에 집중해야 한다.
2026년은 지역 경제가 자생적인 성장 모델을 확립하느냐, 아니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양극화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느냐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지자체 역시 중앙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 고유의 자산을 활용한 콘텐츠 산업 육성과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 통계가 보여준 차가운 현실을 직시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정교한 지역 맞춤형 경제 정책을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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