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가 애 낳았다! 비수도권 청년 정착이 부른 반전 통계

머니밸류 경제팀 | 2026년 7월 20일

​결혼 후 비수도권 청년 정착을 선택한 이들이 수도권에 잔류하거나 이동한 청년들보다 자녀를 더 많이 낳고 내 집 마련에 성공한 비중도 확연히 높은 것으로 정부 공식 통계 분석 결과 드러났다. 이는 극심한 수도권 집중화 현상 속에서도 실질적인 삶의 질과 자산 형성, 그리고 가족 구성 측면에서는 지역 정착이 뚜렷한 이점을 자아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국가데이터처가 행정자료 기반의 인구동태패널통계를 활용해 청년층의 혼인 후 거주지 이동과 취업, 출산, 주택 소유 변화를 최초로 종합 분석한 결과는 대한민국 인구 지형의 뼈아픈 현실과 시사점을 동시에 던져준다.

​그동안 청년들의 비수도권 청년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부 정책이 시행되었으나 구체적인 패널 추적 데이터를 통해 그 실효성과 삶의 궤적 변화가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분석은 인구동태패널통계 데이터 중 가장 혼인 비율이 높은 동일 연령대인 남자 만 32세, 여자 만 31세에 결혼한 초혼 청년들을 대상으로 혼인 후 3년간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추적했다.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쏠리는 흐름은 여전하지만, 그 안에서 치열한 경쟁과 주거비 부담에 신음하는 사이 비수도권에 둥지를 튼 청년들은 한층 안정적인 기반을 닦아가고 있었다.

​정부와 지자체가 인구 소멸을 막기 위해 지역 균형 발전을 외쳐온 당위성이 이번 통계 지표를 통해 경제학적, 사회학적 팩트로 증명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블랙홀이 청년 인구를 빨아들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블랙홀 내부의 삶은 출산과 자가 보유라는 미래 자산 형성 측면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 청년 정착 구조가 공고해질수록 국가 전체의 저출생 기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음을 본 통계는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대한민국 거시 정책의 나침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수도권 청년 정착

​■ 거대한 수도권 블랙홀, 혼인 후 심화되는 인구 쏠림 현상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들은 혼인 전후를 막론하고 절반 이상이 이미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혼인 과정을 거치면서 수도권 집중 현상은 오히려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혼인 전 청년들의 수도권 거주 비중은 55.9% 수준이었으나, 결혼을 기점으로 삶의 터전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혼인 후 수도권 거주 비중은 56.6%로 0.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반면 비수도권 거주 비중은 혼인 전 44.1%에서 혼인 후 43.4%로 감소하여 청년층의 거주지 이동이 여전히 수도권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러한 수도권 집중 추세 속에서 청년 10명 중 6명에 달하는 57.1%는 결혼 후 기존에 살던 시군구 경계를 넘어 아예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거주지를 이동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 거주지 이동자들의 행선지다. 전체 이동 청년 중 수도권으로 향하거나 수도권 내에서 움직인 비중이 무려 61.6%에 달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쪼개어 보면 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비중이 54.9%로 압도적이었고, 비수도권에서 거주하다가 결혼을 계기로 수도권으로 완전히 진입한 청년도 6.7%를 차지했다.

​반면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비중은 전체 이동자의 38.4%에 불과했다. 비수도권 내에서의 거주지 이동이 32.9%였으며, 수도권에서 살다가 비수도권으로 이탈한 청년은 단 5.5%에 그쳐 유입과 유출의 불균형이 심각했다. 이와 같은 데이터는 청년들이 혼인 후 완전히 새로운 권역으로 대이동을 감행하기보다는 본래 기반을 두었던 기존 생활권역 내에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함을 보여준다. 아울러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마저도 수도권 정착 경향을 굳히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씁쓸한 현실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

거주 권역 전체 비중 (%) 남자 비중 (%) 여자 비중 (%)
혼인 전 (A) 혼인 후 (B) 차이 (B-A) 혼인 전 (A) 혼인 후 (B) 차이 (B-A) 혼인 전 (A) 혼인 후 (B) 차이 (B-A)
전국 합계 100.0 100.0 0.0 100.0 100.0 0.0 100.0 0.0
수도권 55.9 56.6 +0.7 54.8 55.8 +1.0 57.1 57.4 +0.3
비수도권 44.1 43.4 -0.7 45.2 44.2 -1.0 42.9 42.6 -0.3

​■ 비수도권 정착의 반전, 압도적인 누적 출산율 격차

​수도권 집중화라는 거센 흐름 속에서도 비수도권 청년 정착을 선택하거나 유지한 이들의 삶은 ‘가족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반전의 지표를 보여주었다. 결혼 후 삶의 터전을 옮기지 않고 기존 거주지에 그대로 머무른 ‘비이동자’와 거주지를 변경한 ‘이동자’를 비교했을 때, 혼인 후 3년간 누적 출산 비중은 비이동자가 69.3%로 이동자의 6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새 터전에 적응해야 하는 주거 이동의 피로감이 출산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진짜 핵심은 거주 지역에 따른 격차에 있었다. 결혼 후 거주지를 이동하지 않고 고향이나 기존 지역에 정착한 청년들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누어 분석하자 확연한 차이가 발생했다. 비수도권 비이동자 청년들의 혼인 3년 차 누적 출산 비중은 무려 73.2%에 달했던 반면, 수도권 비이동자 청년들의 출산 비중은 65.3%에 머물렀다. 주거지를 옮기지 않은 동일한 조건 속에서도 비수도권 청년 정착 가구가 수도권 정착 가구보다 자녀를 출산한 비중이 무려 7.9%포인트나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격차는 거주지를 완전히 이동한 청년 가구 사이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었다. 수도권에서 살다가 결혼을 기점으로 비수도권으로 하향 이동한 청년들의 3년 누적 출산 비중은 70.5%를 기록했으나, 역으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상향 이동한 청년들의 출산 비중은 66.8%에 그쳤다. 극심한 주거비 부담과 보육 인프라 경쟁, 삭막한 과밀 환경이 청년들의 출산 독려 정책을 무력화시키는 수도권과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 환경을 제공하는 비수도권 정착이 저출생 극복의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정착 및 이동 유형구분 혼인 시 (t년) t+1년차 누적 t+2년차 누적 t+3년차 누적
거주지 비이동자 (전체) 12.2% 39.2% 57.9% 69.3%
└ 비수도권 정착 비이동자 13.7% 43.7% 62.7% 73.2%
└ 수도권 정착 비이동자 10.7% 34.7% 53.0% 65.3%
거주지 이동자 (전체) 9.9% 36.2% 56.0% 68.2%
└ 수도권 → 비수도권 이동자 11.5% 40.7% 60.1% 70.5%
└ 비수도권 → 수도권 이동자 9.7% 36.1% 54.8% 66.8%

​■ 안정적 자산 형성의 척도, 주택 소유 비중의 명암

​결혼을 한 신혼부부에게 안정적인 주거 공간 확보는 삶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자 자산 형성의 첫걸음이다. 이번 국가데이터처 통계 결과는 비수도권 청년 정착이 자가 마련이라는 경제적 목표 달성에 얼마나 유리하게 작용하는지를 거울처럼 투명하게 보여준다. 혼인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주택을 소유한 비중을 살펴보면, 기존 거주지에 정착한 비이동자가 33.9%를 기록해 결혼 후 시군구를 넘어 이동한 청년들의 주택 소유 비중인 27.5%를 가볍게 따돌렸다.

​여기서 거주 지역별로 렌즈를 넓혀보면 수도권과 지방의 자산 격차 및 주거 진입 장벽의 실체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거주지를 이동하지 않고 한 지역에 붙박이로 정착한 청년 중 비수도권 거주자의 주택 소유 비중은 37.5%에 육박했다. 반면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수도권에서 정착을 택한 청년들의 주택 소유 비중은 30.3%에 불과했다. 지방에서 가정을 꾸린 청년들이 수도권 청년들보다 자가 보유의 꿈에 도달할 확률이 무려 7.2%포인트나 높았던 셈이다.

​이러한 자산 형성의 구조적 격차는 권역 간 이동자 간의 비교에서도 여실히 입증된다. 수도권에서 과감히 벗어나 비수도권으로 주거지를 옮긴 청년 이동자들의 혼인 3년 차 주택 소유 비중은 24.3%를 나타내며 자가 마련의 기반을 다져갔다. 반면 성공과 기회를 찾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역유입된 청년들의 주택 소유 비중은 23.6%로 모든 조사 대상 그룹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무리 소득이 높다 한들 주거 비용의 절대적 장벽 앞에서는 자산 축적과 안정적 정착이 지연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주택 소유 유형구분 혼인 시 (t년) t+1년차 누적 t+2년차 누적 t+3년차 누적
거주지 비이동자 (전체) 21.9% 26.0% 30.3% 33.9%
└ 비수도권 정착 비이동자 24.8% 29.3% 34.0% 37.5%
└ 수도권 정착 비이동자 19.0% 22.5% 26.5% 30.3%
거주지 이동자 (전체) 15.0% 19.5% 24.1% 27.5%
└ 수도권 → 비수도권 이동자 13.6% 17.3% 20.8% 24.3%
└ 비수도권 → 수도권 이동자 13.0% 16.4% 20.4% 23.6%

​■ 일자리와 바꾼 정착, 성별 취업활동 특성의 극단적 디커플링

​청년들이 자녀 출산과 자가 보유의 이점을 포기하면서까지 수도권으로 질주하는 원인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로 귀결된다. 그러나 혼인 후 거주지를 이동한 청년들의 취업활동 특성을 들여다보면 성별에 따라 극단적인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관측된다. 결혼 후 거주지를 옮긴 청년들 중 남자의 상시근로자 비중은 혼인 전 83.9%에서 혼인 후 84.4%로 0.5%포인트 미미하게나마 증가했다. 반면 여자의 상시근로자 비중은 혼인 전 79.9%에서 혼인 후 65.6%로 무려 14.3%포인트나 급락하는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여자의 경우 이동한 지역이 어디든 상관없이 결혼과 이사를 거치며 상시근로자 지위를 잃고 경력 단절의 늪에 빠졌다는 점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거주지를 이동한 여자의 상시근로자 비중은 혼인 전 75.8%에서 혼인 후 48.7%로 무려 27.1%포인트나 폭락했다. 이는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여자의 감소폭인 17.2%포인트(74.0%에서 56.8%로 감소)와 비교해도 10%포인트 가까이 더 심각한 수준이다. 지방의 취약한 여성 일자리 인프라가 비수도권 청년 정착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반대로 남자의 경우는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일자리의 질이 확연히 갈렸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진입한 남자의 경우 상시근로자 비중이 혼인 전 81.4%에서 혼인 후 84.8%로 3.4%포인트 유의미하게 상승하며 고용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반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탈한 남자는 상시근로자 비중이 80.7%에서 80.1%로 오히려 감소했다. 결국 청년 남성에게 수도권은 고용 안정성을 높여주는 기회의 땅인 반면, 여성에게 비수도권은 결혼과 이동 동반 시 고용 시장에서 완전히 소외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고용형태 구분 남자 이동자 비중 (%) 여자 이동자 비중 (%)
혼인 전 혼인 후 변화폭 혼인 전 혼인 후 변화폭
상시근로자 83.9 84.4 +0.5%p 79.9 65.6 -14.3%p
상시근로자 외 12.0 12.8 +0.8%p 13.6 15.4 +1.8%p
비취업자 4.1 2.8 -1.3%p 6.5 19.0 +12.5%p

​■ 기업 규모별 분석이 말하는 기회의 불평등과 경력 단절

​고용의 형태를 넘어 청년들이 정착한 기업의 규모를 분석해 보면 비수도권과 수도권 간의 일자리 양극화 실태가 더욱 낱낱이 파헤쳐진다. 혼인 후 거주지를 이동한 전체 청년들의 기업 규모별 종사 비중을 보면 대기업 및 중견기업 비중은 혼인 전 24.3%에서 혼인 후 23.9%로 0.4%포인트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를 성별과 지역 이동 경로로 세분화하면 거대한 균열이 도출된다. 남자의 경우 혼인 후 대기업·중견기업 종사 비중이 1.0%포인트 증가했으나, 여자는 1.7%포인트 감소하며 고용 지위의 하락을 겪었다.

​특히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그룹의 대기업·중견기업 종사 비중은 혼인 전 20.6%에서 혼인 후 16.9%로 3.7%포인트 주저앉았다. 이 중에서도 고향을 떠나거나 주거지를 지방으로 옮긴 여성의 타격이 막대했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향한 여자의 대기업·중견기업 비중은 혼인 전 16.1%에서 혼인 후 10.9%로 5.2%포인트나 급감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입성한 남자는 대기업·중견기업 비중이 32.4%에서 34.5%로 2.1%포인트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이는 지방으로 내려간 청년들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혹은 양질의 공공기관 인프라에서 이탈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혹은 아예 경제활동을 중단한 ‘기업규모 없음(비취업자 등)’ 상태로 내몰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이동자 중 여자의 비취업자 비중은 혼인 전 6.5%에서 혼인 후 19.0%로 무려 12.5%포인트나 치솟았다. 비수도권 청년 정착이 거주 안정성과 출산에는 명확한 메리트를 주지만, 커리어의 연속성과 소득 증대 측면에서는 청년들에게 커다란 기회비용과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실증적 데이터이다.

지역이동 경로 남자 대기업·중견기업 비중 (%) 여자 대기업·중견기업 비중 (%)
혼인 전 혼인 후 차이 혼인 전 혼인 후 차이
수도권 → 비수도권 27.9 26.7 -1.2%p 16.1 10.9 -5.2%p
비수도권 → 수도권 32.4 34.5 +2.1%p 16.7 14.4 -2.3%p

​■ 인접 시도로의 1순위 이동, 끈끈한 생활권역 매커니즘

​청년들이 혼인 후 완전히 생소한 지역으로 도약하기보다 익숙한 경계선 내에서 움직인다는 사실은 시도별 거주 이동 흐름에서도 입증된다. 국가데이터처의 시도별 유입·유출 데이터에 따르면 혼인 후 거주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시도는 단연 경기도로, 혼인 전 대비 무려 3.2%포인트나 폭증하며 거대한 신혼부부 흡수 기지로 부상했다. 반면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보인 곳은 서울특별시로, 혼인 전보다 거주 비중이 2.6%포인트나 급감하며 청년층의 ‘탈서울’ 현상을 극명하게 증명했다.

​지방 시도 중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곳은 세종특별자치시(0.5%p 증가)와 충청남도(0.2%p 증가) 등 충청권 일부 지역에 국한되었다. 각 시도별로 다른 시도로 빠져나간 청년들의 1순위 행선지를 추적하면 철저하게 ‘지리적 인접성’과 ‘경제적 연계성’에 기반한 생활권역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이주한 청년의 33.2%는 경기도로 향했고, 인천에서 이주한 청년의 30.3% 역시 경기도를 선택했다. 경기도는 대다수 수도권 및 강원, 충북, 전북 청년들이 이주할 때 선택하는 압도적인 1순위 정착지였다.

​지방의 흐름도 이와 유사하다. 대전에서 나간 청년의 14.3%는 세종으로 갔고, 세종에서 움직인 청년의 20.8%는 대전으로 가 상호 보완적 생태계를 이뤘다. 대구 청년은 경북(16.2%)으로, 경북 청년은 대구(24.7%)로 향했으며, 광주와 전남, 부산과 경남 역시 서로를 가장 유력한 이주지로 낙점하며 기존 권역 내 이동 경향을 공고히 했다. 이는 비수도권 청년 정착 활성화를 위해서는 완전히 고립된 정책이 아니라, 인접 광역 지자체 간의 촘촘한 경제·교통 인프라 연계와 광역 메가시티 조성이 필수적임을 시사하는 방증이다.

​—[표 6] 이곳에 삽입—

​■ 저출생·지역소멸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한 이유

​국가데이터처의 이번 인구동태패널통계 분석 결과는 대한민국이 마주한 저출생 및 지역소멸 문제의 핵심 모순을 날카롭게 찌르고 있다. 청년들은 본능적으로 일자리와 커리어를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하지만, 그 대가로 높은 주거 장벽과 경쟁에 가로막혀 출산과 자가 보유를 포기한다. 반대로 비수도권 청년 정착은 가정을 꾸리고 자산을 형성하기에 최적의 토양을 제공하지만, 청년들을 유인하고 붙잡아둘 양질의 일자리와 여성 경력 단절을 막아줄 고용 생태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결국 해법은 뻔하지만 실행하기 어려웠던 ‘지방의 일자리 혁신’과 ‘주거 가성비의 결합’에 있다. 단순히 지방에 정착하면 보조금을 몇 백만 원 쥐여주는 일시적·시혜적 정책으로는 청년들의 이동 방향을 바꿀 수 없다. 수도권에 집중된 대기업 및 중견기업, 연구개발(R&D) 인프라를 비수도권으로 분산시키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기업 규제 완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특히 결혼 후 주거 이동 시 여성 청년들의 상시근로자 비중이 무너지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수도권 내 유연근무제 도입 기업 지원 및 여성 친화형 양질의 고용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국가데이터처는 올해 말 인구동태패널통계 마이크로데이터를 학계와 연구기관에 전면 개방해 저출생 및 지역균형 발전 연구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나아가 향후 개인부채 등 금융 금융자산 통계와 신규 행정 데이터를 추가 연계해 청년들의 이동과 가족 형성 과정을 더욱 입체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데이터가 정답을 가리키고 있는 만큼 이제 정치권과 정부의 과감한 정책적 결단만 남았다. 비수도권 청년 정착 가구가 체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고용·주거 복합 생태계 구축이야말로 대한민국 인구 시한폭탄을 멈출 유일한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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