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니밸류 경제팀 | 2026년 2월 4일
카테고리: K-Biz & Tech
대한민국 홈 인테리어 업계의 독보적 1위 기업인 한샘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PE) 체제 아래에서 유례없는 한샘 실적 악화의 늪에 빠졌다. 한샘은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 급감한 184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하며,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던졌다. 이는 한샘이 실적 공시를 시작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200억 원 선이 무너진 결과다. 2021년 인수 당시 700억 원에 육박했던 영업이익은 불과 4년 만에 73% 이상 증발하며 ‘1위 기업’의 자존심을 구겼다.
■ 한샘 실적 악화와 사모펀드 체제 4년, 멈추지 않는 내리막길의 시작
한샘의 위기는 역설적으로 ‘새 주인’을 맞이한 2021년부터 본격화되었다.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와 기업 가치 제고를 이유로 IMM PE에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매각 대금은 1조 4,50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인수 직후부터 글로벌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거대한 대외적 악재가 겹치며 한샘은 2022년 상장 20년 만에 첫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샘 실적 악화의 가장 뼈아픈 대목은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가파른 하락이다. 인수 첫해인 2021년 693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매년 큰 폭으로 깎여나가며 결국 2025년 100억 원대 중반까지 추락했다. 롯데쇼핑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기대를 모았던 유통 시너지 역시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는 한샘 인수로 백화점, 건설, 가전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예상했지만, 현재는 백화점 내 입점 수준에 머물러 있다.
| 구분 | 2021년(인수) | 2022년 | 2025년 |
|---|---|---|---|
| 매출액 (조 원) | 2.23 | 2.00 | 1.74 |
| 영업이익 (억 원) | 693 | -217 | 184 |
| 영업이익률 (%) | 3.1 | -1.1 | 1.05 |
■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 덮쳐오는 파고
한샘 측은 이번 한샘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고금리와 경기 위축 등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특히 주택 매매 거래량의 급감은 인테리어 및 가구 수요에 직격탄을 날렸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주택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곧 리모델링 및 신규 가구 구입 수요의 실종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은 비용 구조를 더욱 악화시켰다. 가구의 핵심 원자재인 PB(파티클보드)와 MDF(중밀도섬유판)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조 원가가 상승했고, 이는 곧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직결됐다. 한샘 실적 악화는 건설 경기 위축으로 인해 기업 간 거래(B2B)인 특판 사업 부문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 ‘정통 한샘맨’의 이탈과 경영 리더십의 변화
단순히 외부 환경 탓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IMM PE 인수 이후 한샘의 성장을 이끌었던 핵심 인력들이 대거 회사를 떠났다. 강승수 전 회장을 비롯해 이영식 부회장, 안흥국 사장 등 수십 년간 현장을 누볐던 ‘정통 한샘맨’들이 줄줄이 퇴진하며 경영 노하우의 단절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흥국 전 사장은 1990년 공채로 입사해 리하우스 사업을 주도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인물이었으나, 인수 후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이 전 부회장 역시 신임 경영진의 멘토 역할을 수행하다 사퇴했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가 단기 실적 개선에 집중하면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존 경영진을 내몰고 재무 중심의 리더십을 세운 것이 독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 주요 퇴직 인사 | 직책 및 약력 | 주요 기여도 |
|---|---|---|
| 강승수 | 전 회장 | 조창걸 회장 뒤를 이은 전문경영인 |
| 이영식 | 전 부회장 | 전략기획 및 사내 핵심 전략 총괄 |
| 안흥국 | 전 사장 | 리하우스(리모델링) 사업 성공의 주역 |
■ 무너진 주가와 난처해진 투자자들
한샘의 주가는 경영권 인수가 가시화되던 시점 14만 원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4만 원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고점에 진입한 투자자들과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롯데쇼핑의 속내는 타들어 가고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총 3,500억 원 이상을 투입했으나, 장부상 평가 손실이 막대한 상황이다.
사모펀드 특성상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고려해야 하지만, 현재와 같은 실적 부진 상황에서는 제값을 받고 회사를 매각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IMM PE는 김유진 대표 체제 하에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수익성 개선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 유동성 확보를 위한 ‘눈물의 자산 매각’
벼랑 끝에 몰린 한샘은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과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 중국 현지 리모델링 사업을 담당하던 ‘한샘장식법인’을 청산하며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막대한 초기 자본이 투입되었으나 현지화 실패와 경기 둔화로 적자가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7년간 추진해온 부산 공장 및 물류센터 확장 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해당 부지를 반환해 285억 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가장 상징적인 조치는 사옥 매각 검토다. 상암동과 방배동 사옥 매각을 통해 약 4,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실적 부진 장기화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 조직 문화의 급격한 변화: “젊어졌으나 힘을 잃었나”
IMM PE 인수 이후 한샘 내부의 분위기도 크게 바뀌었다. 김진태 전 대표 시절부터 ‘소통하는 문화’와 ‘디지털 전환’이 강조되면서 사내 분위기는 전보다 유연해지고 젊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화적 변화가 가구업계 특유의 강력한 영업력과 현장 실행력을 약화시켰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가구와 인테리어는 소위 ‘발로 뛰는 영업’이 중요한 분야다. 하지만 데이터와 효율을 중시하는 사모펀드식 경영이 도입되면서, 현장 영업사원들의 동기 부여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한샘 실적 악화는 이러한 내부 동력의 상실과 대외 환경의 악화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 자산 매각 및 정리 대상 | 예상 확보 자금 / 효과 |
|---|---|
| 상암·방배동 사옥 | 약 4,000억 원 이상 유동성 확보 |
| 부산 물류센터 부지 | 285억 원 회수 및 중복 투자 방지 |
| 중국 장식 법인 | 연간 수십 억 원 규모 적자 사업 청산 |
■ 김유진 대표의 ‘미샤 신화’ 재현될까
현재 한샘의 키를 쥔 인물은 김유진 신임 대표다. 김 대표는 에이블씨엔씨(미샤)의 흑자 전환을 이끌어낸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한다. 그녀는 취임 직후부터 고정비 절감과 수익성 낮은 사업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 업계와 가구 업계는 시장의 구조 자체가 다르다. 가구는 주택 시장이라는 거대 담론에 종속되어 있어, 개별 기업의 마케팅이나 효율화만으로는 실적 반등에 한계가 명확하다. 김 대표가 과연 부동산 침체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고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영업이익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 미래 전망: 디지털 전환과 리하우스의 고도화
한샘은 현재 ‘한샘몰’ 앱 고도화 등 디지털 전환(DT)에 매진하고 있다. 단순히 가구를 파는 쇼핑몰을 넘어, 시공 상담부터 결제,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리하우스 사업 역시 무한책임 시공 시스템을 강화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려 애쓰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기를 기다리기보다 기업 체질과 업무 방식의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시장을 선도할 예정”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2026년 상반기까지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샘의 가시적인 실적 회복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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